오늘은 도서관이 출렁거린다 오늘은 도서관이 출렁거린다 호 당 2014.7.6 평소 뒷산의 숲에서 쉴 새 없이 숨을 뿜어 내려보냈다 도서관은 창문을 열어도 닫아도 숲의 숨은 교류되지 않았다 그저 고요의 바다에서 상하좌우 교류 없는 것처럼 평온하기만 했다 숨소리 죽이고 적진을 망보는 것처럼 눈초리는 일상의 풍경 .. 자작글-014 2014.07.06
풍요의 그늘 풍요의 그늘 호 당 2014.7.5 들마다 공장마다 노오란 풍요가 소복소복 고여 배부른 시간이 흐른다 나는 클랙슨을 매달고 질주하여 가을을 맞는다 누렇게 밀려오는 바람에 넉넉한 마음이 휘감긴다 밝은 곳엔 그늘이 있어 음지에 짓눌려 신음하는 독고노인이 있어 배불뚝이 뒤편엔 남긴 음식.. 자작글-014 2014.07.05
관광에 지친몸이 값지다 관광에 지친 몸이 값지다 호 당 2014.7.4 내 숙소에 짐을 내릴 때는 아이스크림이 녹는다 짜고 달착지근한 하루의 긴장이 빠져나갔다 여과되지 않은 불순물이다 모두 빠져나가야 산뜻한 몸이 될 거야 단잠은 내가 찍은 발자국을 쓸어 소리 없이 밀려온다 가장 편안한 시간에 허물어진 몸이 .. 자작글-014 2014.07.04
추억의 강물에서 추억의 강물에서 호 당 2014.7.4 내 고향을 강물에 맡기고 유랑의 대열에 선다 내 청춘의 연민을 내 고향 대추나무에 매달고 추억만 머금고 살아왔다 기차에 몸 싣고 고향 가는 길 맡긴 연민은 아름드리 대추나무가 되어 죽은 가지 옹이로 겨우 대추 몇 알 달고 있었다 철없던 소년이 강물에.. 자작글-014 2014.07.04
호박벌 호박꽃 호 당 2014.5.19 외진 곳 핏기 엷은 호박벌은 주름을 짊어지고 그들 낙원이 벌집인 듯 호박꽃에 모여들었다 무료를 달래려 제법 유식한 채 붓끝에 향기 잃은 먹물을 흘리고 한줄기 물 한 모금 머금고 삶을 소진 않으려 맥 빠진 입술만 들썩거려 잘난 체한다 고슴도치 살친구 끼리 모.. 자작글-014 2014.07.03
열매를 맺고 말겠다 열매를 맺고 말겠다 호 당 2014.7.1 오래 묵어 마른 가지를 더 많이 안은 감나무가 호시절 봄을 맞아도 세월에 눌려 흘려버린 욕망을 지금에서 꽃 몇 송이만 달았다 짓궂은 바람마저 획획 불어 소중한 꽃을 떨구려 한다 나는 한사코 햇볕에 고해 막으려 애썼고 다행히 잎사귀는 넓혀 몇 안 .. 자작글-014 2014.07.01
은유의 뒷골목 은유의 뒷골목 호 당 2014.7.1 은유의 뒷골목엔 미로가 있다 희비쌍곡선 같은 사건들이 도사리고 잘만 추스르면 미로를 통과하여 꽃 한 송이 갖고 나온다 햇살 쨍쨍해도 마음 놓고 톤을 높이거나 주먹 쳐들어 내로라하는 이파리 풀풀 날리지 못하는 나 은유의 미로를 걷는다 자신이 걸어온 .. 자작글-014 2014.07.01
도서관의 풍경 도서관의 풍경 호 당 2014.6.29 환한 녹음실처럼 엄격히 말의 파장을 높이는 일은 허락하지 않는다 하나의 규율로 알고 있지 하이힐이 또각또각 소리로 쭈뼛쭈뼛 날카로운 신경이 뻗는다 자기의 무식을 폭로하는 소리다 바람 한 점 없는 넓은 호수는 파랑도 없다 파랑 일으키는 자는 교양이.. 자작글-014 2014.06.29
울타리에서 참새 한 마리 날다 울타리에서 참새 한 마리 날다 호 당 2014.6.28 측백나무 울타리를 끼고 맴돌았다 어느 날 새 한 마리가 울타리에 매달린 채 퍼덕거린다 어미에서 떨어져 나온 새끼 참새 내 젊음을 이 골목을 눈감고 다녀도 헛디디지 않았다 나의 길은 도서관과 직통하는 길바닥에 내 청춘의 고뇌가 가득 쌓.. 자작글-014 2014.06.28
가상공간에서 먼넌 여인(갤럭시 2) 가상 공간에서 만난 여인 호 당 2014.6.28 멋진 풍경을 짊어진 처녀가 내게 다가왔다 예고 없는 일인 듯 한편 당황하고 신비스러워 선녀와 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착각했다 미로에서 정신을 잃지 않으려 왕복했다 패스워드는 절대 놓치지 않으려 꽉 움켜잡았다 환한 얼굴로 당황하지 마세요.. 자작글-014 2014.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