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304

낚시하는 마음

낚시하는 마음호 당 2014.5.17이 시간이 알맞다. 그림자가 물속 깊이 꽂혔다저수지는 조용하다한 번도 펴 보지 않은 책갈피를 내가 처음 연다첨벙, 멀리까지 보낸 낚싯줄 찌가 뜬다지금부터 인내와의 싸움이다 영의 시간으로 비워내고 수평의 잔물결을 타고내 욕망을 띄운다지난 시간이 모두 캄캄하게 먹칠해 놓았다오늘 이 시간을 모두 벗겨내고 욕망의 문고리를 잡을 거야점점 짙어가는 어둠 그간 수없이 던졌지만, 문고리는 잡히지 않았다간혹 피라미를 낚았지만방면하여 선심을 쓰는척했다지금 그것이라도 잡을 걸지난 것을 생각 말자오늘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월척 할 거야저수지 주변에 등불이 켜진다찌는 뚜렷하다 까닥까닥한 부표가 불안스럽다 다시 까닥까닥 한다, 불안은 길조의 신호야 더 세게 기별 오기를 기다리자근엄한 안경테는 ..

자작글-014 2014.05.18

첫 경험

첫 경험호 당 2014.5.16앞마당 접시꽃이 툭 떨어진다 젊음의 첫출발은 이탈인가처음 핀 꽃인데 첫 경험이다꽃이 뚝 떨어져도 당황하지 않는다 하늘에 주둥이를 대고 감사하고 있다잠시 새파란 이파리가 파르르 떤다그렇게 떨어지려 벌을 끌어들였구나나의 미끈한 다리가 매력이라 하여 눈총을 주는 남학생무척 곤혹스럽다 속으로 좋아했다깊이 잠든 밤은 달나라에서 빨간 나비는빨간 꽃에 입 맞추는 사이 옆도랑으로새빨간 냇물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후닥닥 깨어보니 피의 향기는 나를 당황하게 했다첫 경험이다접시꽃이 총총히 꽃을 달고 차례로 떨구려는 자세 첫 경험의 연속은 그만 첫 경험이 아니다떨어진 꽃에 따뜻한 바람이 감싸준다떨어진 자리는 예쁜 상처의 훈장나의 첫 경험 나도 이탈의 문턱을 지나 한 단계 올라 걷는다꽃은 피 흘..

자작글-014 2014.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