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곡열차에서 생을 담금질하다 협곡 열차에서 생을 담금질하다 호 당 2014.4.27 누구나 *협곡열차에 몸을 실으면 어머님을 생각하여 시계를 거꾸로 돌려 자궁 속으로 기어든다 태어난 곳이 어머님의 자궁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속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체험한다 낙동강의 발원지, 순수한 양수가 맑게 고여 흐르는 .. 자작글-014 2014.04.30
청량산의 봄아가씨들 청량산의 봄 아가씨들 호 당 2014.4.26 연두의 아가씨가 연두색 고운 옷 입어 화사하게 웃음으로 반긴다 마음만 품으면 성희롱은 안심해도 돼 예쁜 열아홉 숫처녀 몽실몽실 피는 연두 아가씨 무리는 양편으로 졸라대어 젊음을 확확 뿌려 감치는데도 감히 들어내 놓고 찬사 한 마디 삼키고는.. 자작글-014 2014.04.29
5분 동안의 희열 5분 동안의 희열 호 당 2014.4.27 우리는 이 길목에서 협곡열차 양수 간이역에서 당신들을 맞으려 멱을 잡고 있어 5분 동안의 만남, 이 기쁨, 이 희열을 나누려 준비한다 산채 산나물, 옥수수 찹쌀 동동주 등 내 치마폭을 벌려 내놓을 수 있는 마음 전부야 손님 가슴을 출렁거리게 하여 마음을.. 자작글-014 2014.04.29
여유 여유 호 당 2014.4.25 풍성한 옷을 걸치는 것은 여유가 아니다 탱탱하고 빳빳한 바지는 여유가 아니라 유행 젊음을 표시하는 마음 50명의 도시락을 준비했다가 한사람 더 왔다면 굶어야 할 판 여유는 너그럽고 관용이다 넉넉한 마음으로 부드러운 곡선으로 흘러요 한 치의 오차 없어야 할 가.. 자작글-014 2014.04.25
가위에 눌리다 *가위눌리다 호 당 2014.4.24 거실에서 햇볕은 깊숙이 자궁까지 숨어들어 갑자기 아랫배가 요동했다 누구냐 무례한 놈아 늙은 녀석이 껄껄 웃는다 아가씨 혼곤한 수면에 빠졌군요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으니 안심해요 대기업 입사 안내장을 획 던지고 사라졌다 내 몸수색은 헛수고 아랫.. 자작글-014 2014.04.24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 호 당 2014.4.24 새 책에 내 소유의 책장도 포개있다 나는 책장을 넘기며 엘리베이터를 탄다 몇 층까지 깊숙이 햇볕이 찾아와서 인사한다는 것도 안다 예의로 찾는 햇볕이 어느 층의 가정교육은 소복 쌓였을 것을 금방 알아차린다 눈동자의 빛깔이 익숙하다 어린 이파리가 안녕.. 자작글-014 2014.04.24
헛소문 헛소문호 당 2014.4.24 나에 대한 갖가지 옹이가 있다고 일제히 일어나 촛불시위로 장안 가득 메웠는데 촛불 색깔이 달라요 등용문에 올라 마패를 거머쥐고 소리높이 곧게 외쳤지만 헛소문의 문고리에 구린내가 묻었다고 낯익은 사람들이 나에게 대문에서 갖가지 냄새가 난다 해요 닫힌 대.. 자작글-014 2014.04.24
봄을 따라가다 봄을 따라가다 호 당 2014.4.24 마음 놓아도 될 겨울옷 밝은 햇살처럼 가벼운 옷들이 발걸음소리 가볍다 영산홍이 마음 깊숙이 찔러 춘정을 뿌린다 발걸음만 오돌오돌했던 옷가지 가벼운 보폭으로 찍힌 발자국에 푸른 나뭇가지가 정력을 소복 담는다 가벼운 옷가지들은 봄에 매혹당하고 탱.. 자작글-014 2014.04.24
문고리를 잡는데 망설이다 문고리를 잡는데 망설이다 호 당 2014.4.23 내 성장의 나이테는 꼬불꼬불한 협곡이었다 가슴속에 썩지 않는 생각 한 꾸러미 꺼냈을 때는 수치의 흙탕물이 흐르고 감추었을 때는 날아가다 잡힌 참새 마음 문풍지는 사시절 떨었다 내 아킬레스건이 밟힐까 봐 꼭꼭 숨겼다 보릿고개는 시도 때.. 자작글-014 2014.04.23
내일 내일 호 당 2014.4.23 내일은 미래 미래를 예약한 사람은 없다 내일이 고르게 주어지는 것이다 하찮은 미물이라도 길가의 풀들도 미래는 예약되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미래는 취소된다 나의 예약이 느티나무가 아닌 바에 기대 찬 옹달샘이 마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 자작글-014 201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