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시대 불신시대 호 당 2014.4.10 휴대폰에서 벨이 울린다. 끊긴다. 또 울린다 받을까 말까 험상궂고 낯선 얼굴을 보면 반가움보다 저 가슴에 구렁이가 있을까 아무리 잠금 잘해도 아무리 비밀번호로 가로막아도 내 저금통장은 홀딱 털리는 세상인데 선의의 벨 소리도 스팸으로 여겨 받지 않는다 .. 자작글-014 2014.04.10
가면 속에 진실을 찾자 가면 속에 진실을 찾자 호 당 2014.4.9 어쩌면 인생은 본 얼굴을 가리고 행동한다 세수하고 분장하고 화려한 날개 달면 분명 가면이다 마네킹 속은 마디로 이은 가식을 얽어맨 것에 화려한 의상을 걸치면 금방 시선을 끈다 거기에 화려한 조명에 점하나 더한다 딱딱한 갑옷 입은 우렁이나 .. 자작글-014 2014.04.09
늙으면 접착력이 약하다 늙으면 접착력이 약하다 호 당 2014.4.9 찌그러진 몸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은 지극히 간단하고 더 자주 만난다고 깊게 고일 물도 아니다 그저 당일 인스턴트 메뉴 같은 씹기 쉬운 것만 택하고 뽀글뽀글 물방울 같은 금방 사라질 웃음이라도 한 번 있는 날은 그나마 외로움을 쓰레기통에.. 자작글-014 2014.04.09
태백산을 오르는 기분으로 태백산을 오르는 기분으로 호 당 2014.4.9 청춘을 발호할 때 태백산을 단번에 오를 듯한 기백으로 열심히 일했다 일찍이 경쟁시험이란 제도가 없었다면 후미에서 애꿎은 세상을 탓하고 꼬리를 붙잡고 있었을 것이다 집착하는 내 성정이 또래 집단에서 조금 먼저 위 계단에 올랐지만 정상에.. 자작글-014 2014.04.09
가장 낮은 자세로 포복하라 가장 낮은 자세로 포복하라 호 당 2014.4.8 가장 낮은 자세는 아름답다 서산을 넘는 저녁 해는 황홀하다 바싹 고개 쳐들고 빤히 쳐다보는 것보다 고개 숙여 고분고분한 것이 더 친근하다 철조망을 통과할 때는 가장 낮은 자세로 포복하라 고개 쳐들면 얼굴 찢는다 전쟁터에서는 생명은 낮은.. 자작글-014 2014.04.09
뱉으면 모두 말인가 뱉으면 모두 말인가 호 당 2014.4.5 뱉으면 모두 말인 줄 알고 함부로 뱉는다 쏟아 낸것이 풀풀 날아 귀에 닿으면 구역질 난다 삼켜야 할 말 입속에서 굴러 토해내지 말아야 할 말 절제하지 못한 왜놈들 마른 나뭇가지는 꺾을 수 있지만 내 품에 있는 것은 꺾지 못하지 함부로 독도를 자기네 .. 자작글-014 2014.04.05
고랭지 농사 고랭지 농사 호 당 2014.4.1 고랭지 밭에서 시세를 뛰어넘는 고공행진을 바라는 입김은 항상 헐떡거린다 하늘 아래 첫 동네의 허파꽈리는 잔뜩 부풀고 저 멀리 들판 동네 배추 무 농사 소식은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가장 맑은 공기와 순박한 마음을 뒤섞어 묻어 둔 넓은 밭 거무칙칙한 농.. 자작글-014 2014.04.05
연두색 계절 연두색 계절 호 당 2014.4.4 꿋꿋이 질곡의 시간을 견뎌 연두색 욕망을 펼칠 좋은 시간이다 창공을 향해 비약할 듯한 연두색 날개들 한껏 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연두색 가슴아 연두색 입술아, 머뭇거리지 말라 눈이 맑아 사물을 꿰뚫고 멀리 손 뻗쳐 가슴 채울 공간이 많아 개미집 부엉이 .. 자작글-014 2014.04.04
신경정신과 병원 신경정신과 병원 호 당 2014.4.4 팽이처럼 핑핑 돌아가다 빙그르르 쓰러지는 이상한 사람만 찾는 줄 알지 그것은 너만의 편견이고 폐쇄된 옹졸한 사람의 생각이야 마음이 빈 곳을 더 채우려 찾는 것이야 매연에 황사에 소음에 사람에 대기는 오염되고 생존경쟁의 물결이 압박하고 벌집 같.. 자작글-014 2014.04.04
비닐하우스 농사 비닐하우스 농사 호 당 2014.4.3 그 안은 계절을 가로막고 토마토 고추 등을 키운다 한겨울에 냉혈 같은 성정을 슬슬 구슬리고 훈훈하게 대접하자니 상전 모시듯 해야 한다 어려움은 또 있다 하늘이 찌뿌듯한 비위에 백색 계엄령을 내리퍼부었으니 중량감이 그렇게 무서운 공포가 될 줄을 .. 자작글-014 2014.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