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 호수에 헤엄치고 연두 호수에 헤엄치고 호 당 2014.4.22 공원은 연두의 숲에서 물방울 뚝뚝 떨어져 호수를 물들였다 한층 부드러워진 봄 처녀의 얼굴 미소를 받으며 마음을 녹였다 연두의 물결에 자맥질하며 내 인생의 찌꺼기를 씻어냈다 검버섯은 연두의 질책에 움츠리고 내 낯바닥은 시곗바늘 거꾸로 돌.. 자작글-014 2014.04.22
4월은 잔인했다 *4월은 잔인했다호 당 2014.4.16연두의 계절을 반겼다봄 맞으러 떠난 복숭아 살구꽃봉오리 막 퍼뜨려는 들뜸에 희망을 붕붕 띄웠는데뜻밖에 눈이 펑펑 내렸다 이게 아닌데 하고 외쳐 봐도 ‘가만히 있어, 곧 눈을 그칠 거야’순진한 꽃봉오리는 정숙 속의 불안계속 눈은 쌓이고 비틀거리는 희망이 가라앉고꽃눈은 눈에 잠겼다가만있으라는 왕 꽃은 남 먼저비닐우장 쓰고 나 괜찮지롱!비닐 우의는 동동 떠다녀도 찾는 이 없다많은 메시지는 핸드폰에 박혔다읽어줄 주인은 못 읽고잔인한 4월은 불임시켜 가라앉히고따뜻한 햇볕은 눈을 녹이지 못했다.*엘리엇(영국시인)의 황무지(荒蕪地)에서 자작글-014 2014.04.22
희열 한 움큼 거머쥐려고 희열 한 움큼 거머쥐려고 호 당 2014.4.17 한 겨울밤 냉방에서 한껏 부피를 줄이고 고드름 달고 일어났다 학교에서 자취방까지만 왕복통행 갈래의 길은 모르고 외골수로 마쳤다 지금 생각하면 외길인생은 좁을 골목길만 걸어 천직을 끝내고 밖을 나서니 수만 갈래 넓은 길이 있어 왜소한 인.. 자작글-014 2014.04.17
메콩강 기슭의 나무를 이식하다 메콩 강기슭의 나무를 이식하다 호 당 2014.4.17 4월은 나무 심기 좋은 달 산기슭 나무 쑥 뽑아 옮겨 심었더니 시름시름 앓는 것은 어린 철없어 한 짓 하물며 철 꽉 찬 먼 남쪽 바다 건너 메콩 강기슭의 나무는 이곳에서 옮겨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애썼을까 암나무를 이곳 수나무에 붙여 심.. 자작글-014 2014.04.17
갈등의 벗섯은 피고 갈등의 버섯은 피고 호 당 2014.4.16지구의 운행에는 갈등이 없다젊은 세대, 늙은 세대, 가릴 것 없이 만족한 가슴을 펼친 이는 얼마일까청춘의 기백을 갖고도 비 내릴 먹구름 속에 묻히지 못하고 흰 구름 만 움켜쥐고 허탈한 웃음만 짓는다번번이 놓쳐버린 꿈의 문고리이제는 갈등의 버섯이 돋으려 꿈틀한다國害는 밧줄 거머쥐고 팽팽히 맞선다서민의 가슴으로 다가서기보다 풀풀 나는 딱지 한 잎 때문에 한판 붙어 맞서고내 생의 귀퉁이에 조금이라도 흠이 날듯하면 전체를 덮을 이불일지라도 기를 쓰고 손사랫짓 한다용광로에 여러 속성의 철광이 하나로 녹아 바깥세상으로 나와 무엇이 되려는 붉은 힘을 보라갈등을 용해하면 평화의 생수가흐를 수 있어갈등의 배아는 주저앉고 말 거야지구는 아무 탈 없이 돌아가는데. 자작글-014 2014.04.16
황금측백나무의 고집 황금 측백나무의 고집 호 당 2014.4.16 선악, 흑백, 있다, 없다, 이분법이 존재하는 한 긍정의 황금 명언에 풍덩 목욕하고 싶다 아무리 흙탕물일지라도 너만은 바르게 펼쳐 움켜잡아 넣으려 하지 않고 서로 품어 함께 살려는 옹고집 같은 것 흙탕 같은 매연을 정화하여 황금의 경전 한 권, 평.. 자작글-014 2014.04.16
마음이 뻗는 곳에 들린다 마음 뻗는 곳에 들린다 호 당 2014.4.14 한 마을에 꽃으로 단장한 풍경은 아름답다 꽃은 외지의 벌을 기다린다 요염과 연분을 피우는 것은 돼지가 삼킨 엽전을 끌어모으자는 것 미녀들 줄 서서 벌을 끌어들이도록 밀어주고 싶은 것은 내 맘만 아니다 단골집이 아닌 바에야 같은 꽃을 피워도 .. 자작글-014 2014.04.14
기를 도울 상비약은 지녀야 기를 도울 상비약은 지녀야 호 당 2014.4.12 눈 감고 걸어도 돌부리 차거나 헛디디지 않는 건강을 매단 즐겨 걷는 길 똑같은 구도를 가지고 색상만 달라지는 화폭에 주인이 된 나 하필이면 오늘은 돌부리 차고 엎어질 듯 반겨주는 이를 만났다 가벼운 연두 눈이 나를 끌어내어 등을 민다 연.. 자작글-014 2014.04.13
걱정은 생활의 부분 걱정은 생활의 부분 호 당 2014.4.11 돼지는 새끼를 애지중지하고도 젖만 떼면 모른 척하지만 인간은 걱정이 끊일 날 없어 혓바닥은 걱정으로 물들여져 진하기는 눈금이 된다 물 들린 혓바닥이 반점으로 수놓아 심하면 가시가 돋아 따끔거린다는 호소 젖 뗀 염소 새끼 멀리 달아나도 바스락.. 자작글-014 2014.04.11
수석 수석 호 당 2014.4.10 내가 태어난 곳이 산골 냇가 귀퉁이다 이리저리 차이고 굴리고 대접 못 받고 지내왔다 엄마는 나를 촌구석에 있으면서 아무도 봐 줄이 없는데 멋만 부린다 야단하고 울퉁불퉁하더라도 남편 잘 만나 살면 복이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양반이 나를 발견했다 역시 촌.. 자작글-014 2014.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