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값 배추 값 호 당 2014,3,7 김장철을 넘긴다, 끝내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나 예년 이맘때면 앞다투어 섬기더니 본척만척한다 많으면 천하고 적으면 귀하고 지금은 천한 몸이라 속이 상한 너는 발로 걷어찬다 눈 내리고 찬바람이 내 몸 깊숙이 파고든다 차디찬 시간이 내 서러움이다 귀천.. 자작글-014 2014.03.08
행운의 깃발 찾아 행운의 깃발 찾아호 당 2014.3.7어딘지 모르지만, 이 길로 가면 행운의 끝에서 행운의 깃발 움켜 잡을까밤낮으로 출렁이는 바닷바람과 높은 파도비릿한 냄새 맡겨놓고밀림 속으로 기어들듯이 파고 또 파고든다거기 황금의 맥이 있을 것 같고 영광의 깃발이 펄럭일 것 같아 정석을 모르고 마구 바둑알을 놓는 무모한 행위인지도몰라 또 한판 한판 거듭할 뿐이다수만 갈래의 길을 이 한길 끝이라는 행운의 열매 있으리라는 믿음 하나로광맥 찾듯이 맨손으로 파고든다때로는 문자의 밀림에서 숨 고르고맥을 찾고 묘수를 찾으려 걷는다지금쯤 밀림의 바다를 헤엄치는 수많은 치어들 틈에서 젓 빠는 힘 다 토해 빙상 스케이터처럼 골인을 향해 달리면행운의 깃발을 날릴 것이다. 자작글-014 2014.03.06
어느 멋진 여름날 어느 멋진 여름날 호 당 2014. 3. 6 피톤치드를 내뿜는 소나무 숲이 헉헉거린다 자작나무는 일찍부터 과하게 헌혈한 몸 지금은 거뜬히 회복하여 뜨거운 수액을 밀어 올리는 중이다 무거운 짐이 힘겨웠는지 먹구름이 홀가분하게 벗어 내렸다 대지의 초록이 더운 몸 흠뻑 목욕하고 맨몸으로 .. 자작글-014 2014.03.06
자작나무 자작나무 호 당 2014.3.4 잔설이 맥 못 춘다 봄을 재촉하는데 땅은 겉으로부터 더 유순해졌다 산등성이 나목들 떨고 나 자작나무는 피돌기 하는 중 재생의 첫 호흡을 보고 막 달려들어 주사기를 꽂는 흡혈귀 같은 인간들 아직 온전한 호흡, 온전한 피돌기도 하지 않았어, 냉혈 인간아 내 심.. 자작글-014 2014.03.04
조화 꽃바구니 조화 꽃바구니 호 당 2014,3,3 양심을 층층이 포개 사는 아파트 밤이면 타인의 문 앞에 멍든 양심을 버려도 좋을 숲이라 착각한 자여 병든 낙엽 한 잎 떨어진다 하여 호들갑을 떨 숲은 아니지만 한 때 조화와 생화를 구별 못 할 정도로 마음을 실었던 붉은 양심이 세월에 시달려 퇴색하고는 .. 자작글-014 2014.03.03
개나리꽃 개나리꽃 호 당 2014.3.3 철들지 않은 아이처럼 성급하게 꽃 피워놓고 오돌오돌 떤다 누가 회초리를 들었나 천천히 살피고 걸어야지 성급하면 돌부리 걷어차고 붉은 피 한 방울 흘린다 세상을 더 알아보려 하지 않아 아는 만큼 더 알려면 골칫거리 성급한 개나리꽃처럼 펼쳐봐야 욕 얻어먹.. 자작글-014 2014.03.02
내 집 마련 내 집 마련 호 당 2014.3.1 식주 食住는 사람에게만 매긴 꼬리표는 아니지 동물은 집이 필수일지 몰라 까치는 마음먹으면 뚝딱 집을 마련하는데 물만 먹고 살 수 있어도 꼬박 10년을 버텨야 아파트 한 채 성사할까 이불장 머리맡에 두고 꼭 끓어 안고 누우면 딱 맞는 옥탑방에 서릿발이 눈발.. 자작글-014 2014.03.02
클릭 한 번 클릭 한 번 호 당 2014.3.2 인터넷 바다는 넓지만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다면 누굴 좋아하라고 패스워드는 나만의 비밀 열쇠 요사이는 이것도 도둑맞으면 문을 따고 들어와 몽땅 알아채고 훔치고 쑥대밭이 된다는데 여기는 우 클릭 좌 클릭해 봐야 소용없어 내 키로 들어가도 안전하게 헤엄.. 자작글-014 2014.03.02
응달에 남은 몇몇 눈덩이들 응달에 남은 몇몇 눈 무덤들 호 당 2014,3,2 해동되었으나 음지 솔밭 점점이 박힌 눈 무덤 버티어 보려 해도 곧 하늘로 지하로 사라질 걸 주름 잡힌 골짜기로 방울방울 맺은 우수 憂愁가 뚝뚝 떨어진다 노인의 이마에 검버섯이 돋는다 곧 포자를 날리고 떠날까 봐 양지에 쪼그리고 햇볕을 받.. 자작글-014 2014.03.02
늙은 귀 멍울 늙은 귀 멍울 호 당 2014.2.27 집음기의 기능이 뚝뚝 떨어진다 바삭 소리만 나도 귀를 새워 감지하던 쫑긋 새운 숫캐 귀 같았는데 오래 묵으니 무딘 칼날이 되었다 들어도 잊고 들어도 안 들리고 영혼을 공중에 둥둥 띄워놓고 빈 고깃덩이만 흐느적거린다 홀연히 떠올리는 기억 부당한 금리 .. 자작글-014 201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