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병
호 당 2006.11.1
입 벌리고
천장 바라보는 나
내 몸 생수로 채우고
그들 이야기를 듣는다.
들꽃 찾아오면
살아온 설움 들어 본다
어쩌면 소박하고 정겹지만
꽃집을 거쳐 온 것들은
분 냄새에 거들먹거리고
귀족 행세에 역겹다.
밑둥치 잘린 몸뚱이
정주고 떠나버린 그들
새신랑각시 만나
사랑 얘기 듣다가도
풀죽은 사랑 예기로
떠나버린 그들.
더 진실하고
믿음직하고 지속한
얘기로 채우지 못하고
일회용만 받아들이는
내 몸 허기진다.
허기진 이 가슴에
생수로 채워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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