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호 당 2006.11.2
가을은 저만치 달아나기에
잡아두려는 붉은 마음은
안간힘을 다하고 있었다.
불그레한 아주머니는
산으로 올라
자꾸 등성이로 꼭대기로
달아나는데
그를 붙잡으려는
술 취한 아저씨는 따라간다.
정상에서 만나 힘껏 포옹하며
가을을 확 쏟아냈었다.
이를 본 연지 곤지 찍고
곱게 단장한 아가씨
깔깔 웃는 바람에
갈대밭에 놀던 휘파람새는
화닥닥 놀라
붉은 심장 벌름거리면서
정상으로 날아 가버렸다.
포근한 햇살이 온산을 덮어
더욱 화려하게 빛나고
향기 짙은 바람은
곱게 쓰다듬고 지나갔다
삼면 봉의 가을은
활활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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