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 당 2006.11.30
점점 가마솥이 식어갈 때
노랗게 익어간
나는
끝까지 봉사하려고
매달려 있었다
내 딴에는
개으름 피우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주인을 보호하려고 했다.
감 밤에 비 맞고
오돌오돌 떨었다
감기 들지나 않을까
걱정만 하는 사이
가마솥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얽힌 데 설켜
바람마저 심술부렸다.
힘도 다했는지
스르르 맥이 풀리더니
낙엽 되어 뒹굴었다
수많은 친구도
나와 같이 뒹굴다가
노랗게 주저앉았다.
정성을 다했었다
할 일 다했었다
결코 패배는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