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호 당 2007.9.9
이열치열(以熱治熱)
한다는 심정으로
등산을 나섰다
가누지 못하는 무쇠소리
펄떡거리는
박동 쏟아내며
푸른 숲 헤쳐
그대 따라잡으려
오르기만 했는데
계곡마다 연인의 유혹
솰솰 흐르는 걸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진한 농을 걸었다
오직
그임 따라잡으려
등짐 지고 가는
피난행렬보다
더 지친 몸으로
마냥 오르기만 했다
드디어
그임
맞았을 때의 기쁨이
발아래 조아리는
졸개들의 항복조서를
받는 것보다
더 상쾌했었다
그임 맞고
돌아오는 길은
새털보다 더 가벼웠다
작열하던 열기도
수그러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