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호 당 2007.12.28
는개 내리는 오후
천사의 그리움이 녹은
땀방울인가
우산 박고
운암지 둑에 서서
시선을 돌린다
말라빠진 풀잎들이
파르르 떨고 있지만
오늘은 봐 줄이 뜸하구나
운암지 수면을 수놓는
원만하게
부끄럼 없는 작은 파문
욕심부리지 않고
아주 짧은 동안 머물다
사라지는 천사의 모습
그렇지
누구나 파문이 있을 테지
나
아주 늙어
흘러버린 동안의 파문이
한 점 부끄럼 없었는지
추한 파문이 아니길 바랄 뿐
오지 않는 시간에 속한 파문은
곱게만 그리고
짧게만 그리도록 희망하며
운암지 파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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