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정맥은 내 훈장
호 당 2009.8.24
내 인생의 강줄기가
여기 고스란히 모였다
왼쪽 정강이 뒤쪽으로
강줄기가
많은 지류를 거느리고
낙동강물처럼 흐른다
항상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고
울퉁불퉁한 강 흐름에
깊은 소를 만나거나 절벽을 만나면
곤두박질 치거나 박치기하다가
시퍼런 혹 몇 개쯤은 생기기 마련이다
조금 모자란 고단한 반세기를
서서 노 젖던 세월이
힘들었든가 보다
그때
힘차게 노 저을수록 꿈나무가
더 빨리
더 많이
더 커가는 모습에
강줄기 생기는 줄도 몰랐는데
삿대를 놓고서야 알았으나
흔적은 지우지 못하고
훈장으로 여겨 매달고 있다
지금
낮에는 귀먹어 모르고
밤이면
퍼런 물줄기 따라 흐르는
삶의 파동이
불쑥불쑥 강하게 약하게
윽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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