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고추밭에서 호 당 2010.6.3 고추가 마지막 엷은 가을 햇볕을 받고 익어간다 아직 철없는 비릿한 것이 엷은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쬐려 아랫도리를 열어젖히고 새빨갛게 약 올라 빳빳하게 곤두세우고 찌를듯한 자세를 한 것만 골라 거세해 버렸다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광주리에서 저들끼리 새빨간 정분을 쏟는다 멀지 않아 가슴에 매운 독을 품고 쪼글쪼글 시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