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공중전화 부스

인보 2010. 6. 15. 22:47
 
      공중전화 부스 호 당 2010.6.15 거리엔 공중전화부스가 있다 메마른 논에 물을 대고 마음의 물결을 흐르게 하는 수로처럼 요긴했던 것이 서로 자기 논에 먼저 물을 대려 줄 서거나 싸움질도 했던 그런 시절은 저물어버리고 지금 장신구가 된 필수품인 H.P가 흔해지고부터 길거리를 지키고 있지만 요긴할 때도 있고 미운 오리 새끼처럼 대접받거나 무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호주머니에 든 지갑보다 무게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 환한 전등불에서 캄캄한 밤을 못 느끼지 현재 상항에서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은 눌러 놓고 거리의 파수꾼으로 도우미로 서지 않았을까 한때의 영광이 눈부신 발전의 그늘에 가려지다니 식당에 들리면 옷걸이보다 무게를 못 느끼는 존재 내 몸의 소지품 아닌 공기 같은 무감각의 존재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다가 쓸모 있는 것 내 H.P가 배터리는 물 건너가 버리고 옆에 공중전화부스가 심부름꾼보다 더 요긴함을 느낄 때 시를 다투고 병든 생명을 싣는 구급차 같을 때 긴박 요긴한 것으로 느끼다가 전화기에 100원을 넣자마자 꿀꺽 삼킬 때 분노의 파도가 밀려와서 공중전화부스 안에서 산산조각낸다 상처입은 공중전화부스가 눈부신 그늘의 일그러진 너의 자화상인 것을 왜 모르는가 애꿎은 공중전화부스에 검은 감정을 쏟는 못난이들아 전화부스는 공공의 것이다 제일의 생각의 전령이 내 손아귀 호주머니에서 제이의 화신이 공중전화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지. 주:H.P=hand-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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