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청둥오리 구이집

인보 2010. 11. 21. 23:56

      ♣청둥오리 구이집들♣ 호 당 2010.11.21 그 골에 가면 맥없는 연기가 지붕을 맴돌아 하늘을 덮는다 애곡哀哭은 없어도 진혼鎭魂의 시늉이라도 했더라면 가볍게 사라질 것을 주인은 심중에 두질 않고 손님 지갑만 깊게 열기를 바랄 뿐이다‘ 저마다 불판을 가운데 두고 눈 감은 청둥오리를 고생대의 마그마는 흘려보내고 구들장 뒤지듯 하다가 새파란 초원으로 감춘다 고소한 기름 냄새와 매콤한 연기만 뒤집어쓴 승용차가 집집이 진을 치고 주인 오기만 기다림에 지쳐버린다 기름에 저린 구들장만 쌓다가 포만의 둥근 달이 되고 나면 꽥꽥 소리 두르고서야 문밖을 나선다 안녕히 가십시오. 또, 오십시오 그 말을 진혼곡으로 대신하면 지나친 비약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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