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림동 그늘에
호 당 2010.6.16
끼리끼리 모인
주름 잡힌 입술들
새떼처럼 날아와
그늘에 앉았다
불판 돼지고기 흰 연기를
둘러싸고 마음을 익히고
거기
양기와 음기의 마음이
서로 녹고 한데 익어
고기보다 더 고소하다
캠핑(camping)
젊음을 불태웠을
낭만의 한 귀퉁이를
나도 붙잡고
시간을 되돌려보나
아무래도
지난 적 실감찮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숨결에 싸여
캠핑의 유영장을
헤엄치는 동안
내 생의 유통기간을
훨씬
늦추어 놓았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마음의 풀잎을 더 팔팔하게
생기를 움켜잡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