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움켜쥔 손 호 당 2011.12.22 내가 내 것을 한 움큼의 손아귀에 가두었지만 지금은 하나만이라도 온전히 움켜잡고 싶다 수미산에서 달을 바라보고 올망졸망한 산을 조아리라고 외치던 패기는 터진 쌀자루에서 줄줄이 새고 팽팽하던 고무줄이 긴장이 풀리자 손아귀 틈으로 모래알이 흘러나가고 그칠 줄 모르던 우듬지는 성장력을 멈추었다 거머쥔 한 움큼에 틈바구니가 자꾸 생겨 틀어막기 바쁘다 이대로만이라도 머무르고 싶다 빈손만 움켜잡고 있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