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햇살에
호 당 2012.4.1
싸늘한 바람이 햇살 비스듬히 짊어지고
개미행렬 지어 운암지 둑을 걸어가는 이를
물그림자로 박고 버려도 아깝지 않은
그들이 내뱉은 언어 조각을 잔잔한 물결로
불어넣는다
얕은 계곡물이 저녁 햇살에 눈망울 반짝이며
재잘대는 모습이 때 묻지 않은 아기 같다
나목은 차디찬 기억을 지우고 푸른 기운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저녁 햇살이 불교대학 석불을 쬐어
자비롭고 인자한 모습이 더욱 환하다
서산을 더는 버티지 못해 저녁 햇살이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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