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호 당 2012.4.21
도시의 매연을 피해
이곳 어항
바닷바람으로
자란 쑥을 보고
그 향에 그만 탐낸다
앙증맞게 나풀대는 옷고름
흩날리는 것을 보고
그만 반해서 막 풀어 제친다
비탈진 언덕에서
비릿한 바람을 쐐
더욱
쑥 다운 향기를 품어
놓치기 싫은 욕심
쑥국을 끓인다
증기는 풀풀 날고
나직이 외치는 쑥의 소리
나를 끓이기보다
향기를 끓이라고
식탁에 오른 쑥국
향기를 마시고
맛을 먹고
다음엔 너를 씹고
추억을 캔다
쑥
살아도 은은한 향기
죽어(삶아)도 그윽한 향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