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은 혼자 난다
호 당 2012.8.19
경로당 양방은
분리 수거된 것처럼 정연하다
호박벌이 드나드는 창문에는
발자국이랑 핥은 수액이
남는 일은 드물다
옆방 호박꽃은 저들끼리 피고
지고해도 메아리는 맺지 못해도
꿀 냄새를 피우고 즐긴다
호박벌은 곧장 꿀만 핥을 줄 알았지
몇 마리 모이면 알몸이 되지 않고
바람 두르고 붕붕 난다
자존심의 심연에 돌멩이 던졌다면
금방
풍파가 일어나고 잠재우려 달려들면
호박 덩굴이 들먹거린다
어쩐지 우리는 마주 눈 맞추어
붕붕거리기를 꺼린다
무리로 앉으면 고구마 덩굴에 알의
크기나 내세우고 화음은 이루어
낼 수 없다
호박꽃은 무리로 필수 있어도
호박벌은 홀로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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