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녹슨 낫 한 자루

인보 2014. 2. 7. 19:02
 

녹슨 낫 한 자루 호 당 2014.2.7 녹슬고 무딘 낫이라도 그대로 두면 쓸모없는 연장 쉬지 않고 사용해야 녹슬지 않아 낡은 낫이 저마다 숫돌 얻어 날 새우려 한다 오래 묵은 무딘 낫으로 손보아 희망 키워야 할 나무를 맡기고는 요모조모 잘 다듬어 키우라 한다 잘할게요 무딘 낫을 새파랗게 날 새워 비뚤비뚤하고 울퉁불퉁하고 딱딱하게 휘어지고 옹이 나고 낫 한 자루로 반듯하게 다듬을 거래요 반듯하게 키워 희망의 열매 맺을 거래요 인생 유통기한이 없지만 멀리까지 달려온 이에 배려로 무디고 녹슨 낫에 숫돌 맡기니 대장간을 거친 낫보다 더 날이 선 더 빛난, 더 활기찬, 생생한 낫으로 새로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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