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씀바귀에서 입맛 찾다

인보 2014. 3. 26. 12:54

 

 


      씀바귀에서 입맛 찾다 호 당 2014.3.26 겨울 눈 덮고 납작 엎드렸던 고집불통이가 추위를 뚫고 봄을 맞아 고개를 쳐들었다 쓰디쓴 옹고집이 흰 피톨만이 일종의 계약서지 몇 10배 위약금도 통하지 않아 훈풍이든 폭풍이든 몰아쳐도 고집은 꺾을 수는 없지 그러나 나에게도 급소를 어루만지면 위약금도 녹아 찰떡궁합의 친교가 될 수가 있지 내 하얀 피는 응고되지 않아 지금 활발한 피돌기를 시작하고 있어 쓰디쓴 흰 피는 옹고집의 세기를 가늠하는 잣대 어떤 충고든 그중 쓰디쓴 충고 따위는 받을수록 피톨은 더 진해지거든 고슴도치도 살친구 있는데 나도 친교 맺자 손 내미는 이 많아 잔뜩 뱃가죽 기름기 쌓아 밥상만 타박하고 입맛만 나무라는 이들아, 불통을 모르느냐 용상에 오르는 것은 단맛만이 아니거든 단것은 좋고 쓴 것은 나쁘다는 것은 편견일 뿐 양약일수록 쓰다는 말에 당의 糖衣를 살짝 입히면 거짓말을 달콤한 말로 둔갑하지, 속지 말고 적당한 시간을 한증막 버금가는 온기로 다루고 잘 버려 봐, 계약서 자구 몇 자는 간극에 융통을 둘 수 있을 거야 실은 약간은 숙여줘야 나다운 맛에 내 쪽으로 혀를 날름거릴 거야 나 옹고집을 용상에 떠받히는 이는 분명 봄기운을 남 먼저 찾아 기중기라도 번쩍 들 수 있는 정력에 홀려 입맛을 찾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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