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화훼단지에서 봄을 맞다

인보 2014. 3. 24. 16:30

화훼단지에서 봄을 맞다 호 당 2014. 3,24 더는 괴롭히지 않을 거라 믿어 훌훌 벗어던져 버렸어 따스한 맨몸이다 겨우내 가두어두었던 계절을 창밖으로 봄이 쏟아 나왔다 갖은 요염으로 갖은 향기로 갖은 색깔로 눈길로 반기면 된다는 생각이 너무 짜다 너희 품에 안아주려 하지 않아 나 봄은 너를 반기는데 도무지 몸짓이 없어 언뜻 부는 바람도 모두 어루만지고 반겨 밑뿌리로부터 힘을 실어주는데 짧은 해후가 될 거야 너희 품에 들지 못해도 나 봄을 맘껏 펼칠 테야 만물이 꿈틀거려 나를 반기는데 눈망울만 굴려 너무 인색하구나 나를 가슴에 안아줄 줄 모르는 너희 곧 가마솥에서 한증으로 괴롭힐 것이다 나를 맘껏 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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