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물꼬를 트다

인보 2014. 3. 27. 17:55


물꼬를 트다
호 당  2014. 3.27
막힌다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잘 풀어나가다가 그만 꽉 막히는 
수학 문제처럼 
나는 미적분도 술술 잘 푼다고 생각했다
빤히 내다보면서 손톱 밑에 가시 돋은 것은 
알고 수문이 열렸는지 닫혔는지 몰랐다
오늘 해가 떴는지 구름이 덮였는지 
모른다 하면 무지가 아니라 백치나 하는 짓
점점 수위만 높아지는 댐 물을 보고
그저 비가 내렸으니 그러려니
거기에 부채질하는 바람 때문에 그럴수록 
수위는 턱밑까지 밀어 올리게 됐다
나는 창구의 눈을 불러 수문을 조작해 
미적분 문제를 풀어 달라 당부했다
막힌 문제는 부호 하나로 딱 정지된 것을 
알아차린 것은 예쁜 입술의 수기였다 
그는 수문을 열어서 정지선을 끊어버렸다 
수문은 열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쌓여도 
탈 없이 됐다
물꼬는 적당할 때 틔워 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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