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나무 2020.3.17
잔설을 거친 찬바람
내 몸뚱이를 휘감아 사정없이
후려쳐 아리다
남 먼저 흡착력으로
지기를 빨아올려
수액으로 온몸을 녹인다
야속한 자들아
내 몸에 빨대 꽂고
피를 빨아내는구나
방울 방울이 피눈물임을
알기나 하나
그렇다고
당장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 일족은 때맞추어
헌혈한다는 생각이다
부디 지나치지 말라
잎 피고 기력 피울
저력을 남겨두라
대지는 약동할 즈음 흔적 메워라
산은 푸르러야 생기 있는 산이다
활기찬 산에 새들 모아 새소리
흥겨운 활기찬 산으로 변신하겠다
나의 청춘은 기운차다
헌혈은 보시다 곧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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