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동/호당/ 2020.4.20
내 마지막 정착지다
그간 이삿짐 많이도 쌌다
낯선 얼굴과 대면
사근사근 다가가
덥석 끌어안을 줄 몰라
알코올 따를 줄 몰라
파도 만난 조각배
파도 진정되자
다른 어장을 노 저어야 하는
내 밥줄 어획량
조각배 내린 지 20여 년
낯선 얼굴 시멘트의 고공행진
와글거리는 넓은 벌판
여기 각종 음파를 탐색하고
분별하는 일
이만큼 골 파인 낯바닥
내 귓구멍에 쌓인 음파는
내 업보다
더욱더 닦아 내야 할 업보
앞산 딱따구리 따르르
채찍이다
더는 이삿짐 꾸릴 여력 없어요
내 안에서 마음 걸러내
동천동에 꽉 붙어 있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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