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동천동

인보 2020. 4. 21. 00:05
    
    

        동천동/호당/ 2020.4.20 내 마지막 정착지다 그간 이삿짐 많이도 쌌다 낯선 얼굴과 대면 사근사근 다가가 덥석 끌어안을 줄 몰라 알코올 따를 줄 몰라 파도 만난 조각배 파도 진정되자 다른 어장을 노 저어야 하는 내 밥줄 어획량 조각배 내린 지 20여 년 낯선 얼굴 시멘트의 고공행진 와글거리는 넓은 벌판 여기 각종 음파를 탐색하고 분별하는 일 이만큼 골 파인 낯바닥 내 귓구멍에 쌓인 음파는 내 업보다 더욱더 닦아 내야 할 업보 앞산 딱따구리 따르르 채찍이다 더는 이삿짐 꾸릴 여력 없어요 내 안에서 마음 걸러내 동천동에 꽉 붙어 있을래요.

'자작글-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후미진 뒷골목  (0) 2020.04.21
자작나무  (0) 2020.04.21
살아있다는 것  (0) 2020.04.19
바람개비  (0) 2020.04.19
물결  (0) 202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