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빨대

인보 2020. 5. 13. 17:26
  

빨대 /호당/ 2020.5.13
빨대 꽂을 
죽천 앞바다로 옮겼다
골바람 솔향만 맞다가
비릿한 냄새가 낯설다
바닷가 바위에 박힌
미역 따개비는
추위에도 잘 견뎌 자란다
삶이 만만한 것 아니다
파도에 시달리는 것들
자신도 모르게 
어망에 갇힌 것들
바다에 빨대 꽂은 
어민들의 억센 기질
벌거숭이로 해수욕 
즐기는 사람들
훌훌 벗지 못하는 
북극 사람처럼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사이
내 심장이 한껏 
뜨거워지는 사이
한계를 알아차렸는가 
바다를 면한
다른 
운동장으로 밀어 넣었다
빨대는 여기저기 꽂아 
힘껏 빨아대는 것
영전 좌천이 
빨대 빨아들이는 양이 가늠한다.

'자작글-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 질 무렵-1  (0) 2020.05.15
이팝나무 꽃그늘아래 앉아  (0) 2020.05.14
오후의 향기  (0) 2020.05.13
사랑  (0) 2020.05.12
백수  (0) 202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