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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뜨는 늙은이/호당/ 2020.6.4
코로나 이후
공원의 풍경은 변했다
더 조용하다 못해
적막이 두껍다
벤치에 길게 누워
독차지하는 이
술은 다는 곳에
안주 삼아 술주정은 공원에
고성방가 소주병 뒹굴고
장기바둑판 뒤엎고
흔한 풍경 사라졌다
무료한 시간을
장기판을 두고
물렸다 당겼다
딱딱
장이야 장
아차
물려 물려
장 받아라, 장 받아
몰려든 눈알들이 훈수 놓다
핀잔받고 금방
또 차 옮겨 훈수 든다
그래그래, 물려준다
무위의 시간은
물릴 수 없어 안타깝다
누가 이기든 지든 상관하라
가는 세월 물릴 수 없어
오늘도 무사했으니 됐다
질긴 하루가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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