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고독을 씹으며

인보 2020. 6. 3. 18:42

 

      고독을 씹으며/호당. 2020.6.3 무쇠 밥솥에 눌어붙은 누룽지처럼 고독이 얼마나 딱딱한지 거무칙칙하게 붙은 건지 보려면 이곳 수변 공원에 와 보면 안다 늙은 화석이 세월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침묵한다 야들야들한 분내 손으로 툭툭 가볍게 터치만 해 줘도 겉이 말랑말랑할 건데 혹시나 한 끼 챙기지 못했다면 햇볕으로 때워도 어쩔 수 없지 한 번도 겪지 못한 일제히 마스크는 입을 봉하게 하고서 더욱 고독을 견고하게 한다 주말이면 밴드에 가수들 귀 밝혀주는데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이 금줄 쳤다 현대판 화석들 現代機器를 톡톡 튀겨 고독을 씹어 삼킨다 무위의 그늘에 내린 질긴 세월이 굳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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