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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씹으며/호당. 2020.6.3
무쇠 밥솥에 눌어붙은 누룽지처럼
고독이 얼마나 딱딱한지
거무칙칙하게 붙은 건지 보려면
이곳 수변 공원에 와 보면 안다
늙은 화석이 세월을 끌어안고
하염없이 침묵한다
야들야들한 분내 손으로
툭툭 가볍게 터치만 해 줘도
겉이 말랑말랑할 건데
혹시나 한 끼 챙기지 못했다면
햇볕으로 때워도 어쩔 수 없지
한 번도 겪지 못한 일제히
마스크는 입을 봉하게 하고서
더욱 고독을 견고하게 한다
주말이면 밴드에 가수들
귀 밝혀주는데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이 금줄 쳤다
현대판 화석들 現代機器를
톡톡 튀겨 고독을 씹어 삼킨다
무위의 그늘에 내린
질긴 세월이 굳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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