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노점상/호당. 2020.6.29
빨대 꽂은 곳 동천 네거리 한 모퉁이
과일 채소류를 좌판에 예쁘게 단장하고
스마트폰 가게처럼 한 집 건너 총총
고객이라 믿는 이는
아파트 주민
시내버스 정류장을 하차한 이 중고등 학생
빨대 꽂아 종일 가슴 졸이는 애간장만 빨고
하염없이 구세주를 기다린다
오가는 얼굴얼굴 눈 맞추는 자 없어
흘끔흘끔
야속한 마음 갖지 않는다
점심 물 한 컵
귀가하는 학생 으르르 재잘재잘
나도 저럴 때 아무 걱정 없었지
올가미에 걸릴 자 용케 비켜 지난다
비가 온다 빨대 밑천 덮어주자
종일 허탕하고 주린 배 움켜쥐고
빨대 꽂을 이 짓 밖에 없어
이것 자영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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