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 공원 /호당. 2020.9.19
바람도 잠자는 적막한 오후
함지 공원은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처럼
가을이 내려앉아 이미
구겨져 쓰레기통에 버린
만환 지폐 같다
숲 위로 솟은 그린빌
고층 아파트
점점이 박힌 눈망울은
코로나를 원망하는지
꼭꼭 눈감고
흰 구름은 거품 일군 비누처럼
뭉게뭉게 뭉쳤다 사라졌다
적막을 깨트리는 농구 볼 찍는
소리가 불규칙 리바운드
내 허전한 빈 가슴에
찌그러진 생각 하나
버릴 곳 없어 가는 세월
꽁무니만 매달린다
코로나의 위력은 허수인 듯
진수인 듯 설마 설마 하면서
마스크는 꼭꼭 내 몸 챙긴다
적막만 가득한 함지 공원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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