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호당 2021.1.14
하루살이는
하루 치의 자기 욕망을
몽땅 채우고 끝낸다
오후 시간을 덤벙덤벙
써버린 것이 아닌가
석 점은 꼭꼭 찍고
나머지 공간을
뒷 똥구멍이 줄줄 새는 듯
발자국에 나무늘보의 타액이
찍히는 듯
숙명이라도 되는 듯
무시하고
꼬박꼬박 걸어야 했다
익숙한 코스에 놓인
반기지 않은 의자에
주저앉아 포근한 겨울 햇볕에
마음을 내어 말린다
무위고의 위안이다
가슴에 끌어안으려는
시의 꽁무니를 달래고 어르고
달라 붙인 들 뒤죽박죽이 된다
하루살이보다 못한 어정쩡한
내 하루는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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