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호당 202101.15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양지와 음지, 육지와 바다,
밤과 낮, 확연히 구분한다
바다를 휘저을 때야 좋았지
일망타진
그물에 걸릴 때는
운명을 거역하지 않았다
한증탕에서 죽도록 땀 흘려
내 허욕
쓴물을 몽땅 토해냈다
육지는 사막이 되는가 싶더니
변화무쌍한 태질
기름 솥에 다이빙하고 멱감고
내 진실을 휘발할 수 없도록
딱딱하게 고착했다
사탕발림으로 꾀인다
모른 척 있으니 접시로 대접하더군
이것이 내 운명이면
내 진실을 고스란히 익혀
고소한 맛으로 보시하는 일이
종지부가 됐다
내 종지부는 마침표 하나
찍으면 만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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