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예식장에 가면

인보 2021. 2. 21. 08:20

 
 
예식장에 가면/호당, 2021.2.20
와글와글한 중에 꽃을 터뜨리고 
모두 즐기고 있다
각기 행운의 꽃잎을 한 잎씩 
떼어주고 싱글벙글했다
드디어 남극과 북극의 자력이 
한곳으로 끌어와 딱 붙을 
시간이 다가왔다
내 자력은 극이 
멀리 달아나는 바람에
외톨이가 되어 시들했다
비애의 자석이 푹 고개 숙이는데
다시 힘내어 고개 빠듯 새우면 
행운의 내 짝이 다가올 것인가
많은 낯바닥이 꽃망울 탁탁 
터뜨리는데
나만 시들했다
많은 군중에서 나처럼 
시들한 꽃이 보이는 군
끌어당길 수 없을 정도의 초면을
더 시간을 기다려보자
그때 너는 꽃 활짝 펴내고 
자력을 발동할 때
선약한 듯 달려갈 거야
예식장에 가면 
꽃 든 사랑만 있는 줄 알았지
나처럼 짝 잃은 사랑을 찾아 엮을 
행운이 다가올지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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