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사랑

인보 2021. 3. 20. 15:39

사랑/호당. 2021.3.20
당신은 언제나 나의 등덜미를
따뜻이 밀었지
햇볕이 훑고 지난 어둠이 깔리면
달빛을 끌어모아 등을 밀었지
나는 운전석 당신은 조수석
초창기는 마음 졸이고 
구시렁거리는 독버섯 쑥쑥 돋았지
그때는 철몰라 땡감처럼
마구 날뛰는 속도감에 취했지
지금 깜박깜박할 나이
마음 졸이는 냄비는 사라지고
구시렁거리는 독버섯 대신
송이버섯 가끔 돋고
나는 도로 옆 파수병의 눈치에
벗어나지 않도록
정 궤도를 달리는 중
오늘 더 따스한 입김으로 
등허리를 달구고 토닥거려 주었다
땡감에서 홍시가 되니 
나의 사랑은 더욱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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