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 오르기/호당 .2021.4.8
냇가 얼음이 찌렁찌렁 울면서
획획 금을 그을 시간
귓불을 녹여가며 산정을 향한다
누가 나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면서
골고다의 언덕*을 올라가는 심정으로
서림을 헤친다
백 년의 고독, 천사의 게임,
황금 왕국 시학 창작의 길잡이...
수많은 수목이 밀림을 이루고
각기 눈을 반짝이며
나를 안아달라 한다
누가 이 많은 밀림에 실린 혼을
들추고 넘기고 다독여 줄까
앞을 가려 빽빽한 밀림을 헤치고
뽑고 더듬는 사이 나를 덥석 안아
애교 띈 얼굴에
늙은 입김으로 덧칠하고 온다
아직 산정에 오르자면
어떤 시련이 기다릴지
아마도
산정에 오르면 내 문장의 시야가
훨씬 넓어질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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