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서 화장하는 아가씨/호당. 2021.5.7
출근길 마주 앉은 묘령의 아가씨
하얀 다리가 유난히 뜨인다
남이야 뭐라 하든 열심히 화장 중
늦잠 잤거나 아침 거르고 화들짝 나왔군
젊은 눈이 늙은 눈이 같은 방향으로
시선이 꽂힌다
화장하는 얼굴이 아니다 야한 옷차림에
아랫도리가 훔쳐나간다
점잖은 체면에 고개를 돌리다가 또 힐끔
훔친다
채신머리없는 얌체라 속으로 꾸짖다가
은근히 즐기는 마음
화장은 잘 보이기 위한 변장술
사내를 꾀든 누구를 위하든
그건 자기 위장술이다
얼마나 고단했을까
얼마나 근무에 힘들었을까
안쓰러움이 신비한 구경거리
엉큼한 이중성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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