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산골 가로등

인보 2021. 5. 11. 09:50
 

산골 가로등/호당.  2021.5.11
나를 키워준 산골
밤은 적막했지
으스름 달빛 사라진 그믐
산골로 더듬는 길은
엄벙덤벙했다
개갈 가지 늑대
흙 덮어씌워 등골 땀 범벅
소쩍새 울음은 낭만이었지
전주가 들어서자 듬성듬성
지키는 가로등은
밤새껏 등 밝혀 낯선 이를 
더 철저히 검문했지
꿈같은 가로등이 
제 몸 불살라 빛내주고는
개 귀 쫑긋 세워 
퀑퀑 소리 사라지고
TV 음향만 새어 나왔다
산골 가로등은 
든든한 순라군으로
삶의 내력까지 살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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