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호박꽃

인보 2022. 2. 19. 12:56


 

      호박꽃/호당/ 2022.2.19 밖에는 사랑의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런 날 호박벌을 품고 노닥거리면 비를 맞아도 좋으련만 나는 우수에 잠겼다 아니 밤마다 그 우아한 호박벌이 내게 윙윙 소리 죽여 가며 다가오는 듯한 망상으로 지새운다 낮에 태양을 보기 부끄러워 고개 숙이고 있을 때 호박벌이 내게 오고 있잖니 가슴 펄떡거리며 한껏 요염한 몸짓으로 그를 맞았지만 겉옷만 슬쩍 스치고 내 준비한 꿀단지는 거들떠보지 않고 날아갔어요 이건 짝사랑의 비애다 찬 이슬 맞고 어느 풀숲에서 떨고 있다 이건 허무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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