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암에서/호당/ 2022.2.25
역사탐방 일행에 끼어왔다
여기 몇 차례 올 때마다
낙화암은 역사의 꼬리가
나를 꼬드긴다
뭐 삼천궁녀가 꽃잎처럼
떨어 죽었다고
역사는 거짓말 같은 믿기지 않은
풍월을 기록한 것이 아닌가
나는 설마 하고 내려다보면
풍덩 하고 싶도록 맑고 아름답다
삼천궁녀 목숨이야 나와 상관없어
흔적 없지만 찍어라, 찍어
남는 것 사진이라고
너도나도 찍고 찍어
아무리 찍어도
삼천궁녀는 찍히지 않아
찍히지 않은 것이 역사다
흘러간 세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