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하/호당/ 2022.5.6
봄날은 간다
여름을 꼿꼿이 세워(입하5.5)
내 영역임을 외치는데 꼬리 내린다
마른나무 가지에 푸른 잎 틔우고
잠자던 구근을 깨워 꽃피게 했다
대지를 녹여 꿈틀거리게
생명을 불어넣었으니
내 할 일 다 했다
떠나는 자
새로 들어오는 자
잘 가라 인사 없어도
내 한 일을 더 살찌게는
순리임을 알라
봄은 가고 여름 오고 또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돌고 도는 계절
삶은 한 번뿐인데
내가 떠난 자리 지구상에 누군가
새로 태어나 자리를 채워준다
말없이 떠난 봄
입하는 꼿꼿이 세워
28C 더운 깃발이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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