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칠곡/인보/ 2022.9.3
아파트 밀림이 하늘로만 뻗고
싸리버섯처럼 한 뿌리 옆은
누군지 알 바 아니라 한다
이 틈바구니에 혓바닥
핥는 일이 내일이다
문밖만 나서면 여러 얼굴을 스친다
남자냐 여자냐 성구별이 분명하면서
마음은 녹일 일은 거의 없다
그 흔한 혈연 지연 학연은
내겐 손닿지 않아
높은 담장 넘어 잘 익은 홍시 같다
아파트 밀림에 끼인 노송
자력갱생하여 피톤치드 뿌리고
이웃에 걸림돌이 안 되면 한다
뿌리 깊이 내린 나무를 옮기려
뿌리야 가지를 베어내려는 일은
꿈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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