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대구 칠곡

인보 2022. 9. 3. 11:14

      대구 칠곡/인보/ 2022.9.3 아파트 밀림이 하늘로만 뻗고 싸리버섯처럼 한 뿌리 옆은 누군지 알 바 아니라 한다 이 틈바구니에 혓바닥 핥는 일이 내일이다 문밖만 나서면 여러 얼굴을 스친다 남자냐 여자냐 성구별이 분명하면서 마음은 녹일 일은 거의 없다 그 흔한 혈연 지연 학연은 내겐 손닿지 않아 높은 담장 넘어 잘 익은 홍시 같다 아파트 밀림에 끼인 노송 자력갱생하여 피톤치드 뿌리고 이웃에 걸림돌이 안 되면 한다 뿌리 깊이 내린 나무를 옮기려 뿌리야 가지를 베어내려는 일은 꿈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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