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부엉이 우는 밤(유년 시절의 정경)

인보 2024. 3. 28. 13:05

부엉이 우는 밤 (유년 시절의 정경) /호당/ 2024.3.28

산골 마을 밤은 일찍 찾아온다
늦가을 아침저녁은 쌀쌀한 
시어머니의 성깔 같다
이맘때쯤 논밭은 알갱이들이
무더기 무더기로 모여
찬 이슬에 떨고 있지
한밤을 지나 새벽이 다가온다
부엉이 우는 소리 구슬프게 들리자
마을 개들 일제히 짖어댄다
그 바람에 밤은 일찍 물러간다
샛별이 총총해지자 눈썹 비빈다
알밤이 여기저기 뒹군다
간밤 부엉이 소리 개 짖는 
소리에 놀라 떨어졌겠지
한 오지랖 주워 모아 
보라는 듯 집에 오면
어머님 칭찬이 자자하고
부엉이 우는 밤은 영락없이
밤알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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