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호당/ 2024.4.3
종일 추적추적 대지를 깨운다
아니 벌써 깨어나 약동하는데 뭐
벚꽃잎은 아스팔트에 척척 붙어
봄비와 수작한다
주기적으로 찾는 병원
운동이라야 그저 걷는 것
기껏 3,000보 정도
의사는 그만하면 대단한 겁니다
좋은 말도 그냥 덤덤하다
친절을 베풀어 준 간호사
아가씨에게 꾸벅꾸벅해도
마음은 가볍다
늙은 입술이 바글거리는 곳
값싼 점심 한 끼 때우려
관절음을 달랜다
봄비는 볼기 찰싹 붙어
서둘지 말고
천천히 걸으라 이른다
잉여인간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비애감이 든다
이건 현실을 거부하는 행동
내 분수를 알라 꼬집어 본다
뒤치다꺼리 봉사해 주는
새댁이 예뻐 보인다
봄비는 대지를 깨우고
내겐 비틀비틀한 맘 한 점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