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동 문화의 거리/호당/ 2024.4.7
문화의 거리를 거닐면
내 안의 씨알 하나 눈 틔워
푸른 문장 피워 내련다
걷다 보면 문화는 포장되고
조금 열어 둔 스무고개 같은
어구나 죽정 밭을 경작해도 좋을
조금 빈약한 서가나 의자가 있다
여기서 내 묵정밭을 갈아낼까
포장을 더 풀어 제칠 칼날은 무디다
마른 꼬챙이나 날카로운 돌칼로
긁어서라도 풀어 헤치고 싶다
문화의 거리를 걸으면
내 안의 시맥이 분출하여
심전 心田을 갈아엎었으면 좋으련만
걷기에 삐걱 소리가 안쓰럽다
문화의 거리는
내 생각 하나 닦는 길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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