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대 역에서 만나자/호당/ 2024.5.22
삶의 종점은 먹구름이
하늘과 지상을 가로질러
우수만 고이는 곳이지만
도시철도 2호선 종점은
영대의 피가 끓는 패기 찬 곳이다
정오 무렵
종점 명당에 자리 잡고 바라본다
장례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사위가
될 처녀 총각이 양 떼처럼 우르르
몰려와서 개찰구를 지난다
흐릿한 눈 넷
지하에서 지상으로 얼굴 내밀자
건너편 영대의 바다에서
흰 파도에 고래 떼가 밀러온다
젊음의 파도는 패기 넘친다
흐릿한 눈은 영대의 기를 받아
초점 모을 수 있어 총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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