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갈면서 2005.6.18
***호 당***
깨끗이 닦아낸 벼루에
맑은 물 붓고
동그라미 그리듯
맷돌 돌리듯
내 마음비우고
세월 가는 데로
먹 갈기 시작한다.
먹물 속에 내 마음
먹물 속에 내 얼굴
투영시켜서
허망 된 꿈일랑 지워버리고
세상사 어지러움 묻어버리고
그려낼 일필휘지 생각하면서
빙빙 돌린다.
갈수록 진해지는 묵향에
농도진해지면
내 정성 함께 실어
羊毫筆에 듬뿍 묻힌 먹물을
살살 다듬고 나서
밝은 마음으로
한 획 한 획 그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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