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무왕릉 앞에서 ♧
2006.4.29
호 당
감포 앞바다는
수만 마리의 흰곰들이
꾸물꾸물 몰려와서
당신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파도타는 갈매기는
오르락내리락
굽실굽실 절하면서
당신 주위를 맴돌았다.
뱃전에 모인 횟집들은
당신을 향해
앞가슴 열어젖히고는
새파란 칼날 번득이지만
혼자만이 한가롭다.
허기진 고깃배는
닻을 내리고
당신을 향해
펄럭이는
깃발만 흔들고 있었다.
나 또한
머리카락 날리며
비릿한 해풍에 얼굴 가리고
당신을 향해
고이 잠드시라 묵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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