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삼겹살을 굽으며

인보 2006. 5. 1. 16:43


삼겹살을 굽으며 / 호 당
2006.5.1


한 끄나풀에 묶인
가족을 풀어놓고
어머님은
삼겹살을 굽어댄다.

지글지글 굽는 소리에
강물이 흐르고
노릇노릇 오므라지는 모습에
등줄기가 근지럽다.

아들딸에 배불리 먹이려고
당신은 연신 뒤집기를 한다.

배불리 먹인 어머님은
아들딸 포식에
희열로 배불렸다.

고소한 고기냄새에
어머님의 사랑이
녹아 퍼지고
한 타래에 묶인 사랑이
불판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타이탄니크 주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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