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대폿술 집에서

인보 2006. 5. 22. 13:09
 

      대폿술 집에서

      2006.5.22 호 당 땅거미가 기어올 무렵 개미들의 일과는 마치고 들리는 곳은 허름한 대폿술 집 하루의 피로를 토해내는 유일한 공간. 유리잔에 해맑은 소주 한 잔 개미의 땀방울이 애환이 녹아 있어 훌쩍 삼켜버리면 세상이 녹아내린다. 내 술잔 건네며 내 입술에 묻은 정을 너에게 건네노니 개미들의 애환을 달래보자 부어라 마시어라. 안주야 별것이냐 인생살이보다 짜고 매운 시뻘건 깍두기면 족하겠지. 기우는 술잔 속으로 눈 깜박거리는 살붙이들이 얼른거린다. 너만은 못난 애비처럼 고달픈 인생 살지 마렴. 대폿술 집을 나서며 하루의 애환을 내려놓고 사립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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